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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 그리고 선홍빛의 유혹 친구가 번개를 쳤다. 눈 내린 날, 막걸리 한 잔 하자고. 망원시장 전 집에서 보기로 했다. 2시간이 흘렀을까. 홍탁을 먹자고 한다. 전라도 밑반찬만으로도 훌륭하단다. 전 보다 값은 비싸지만, 제값한다고. 정월 대보름에 맛보는 ‘남도의 맛’ 나물, 묵은 김치, 갓김치, 매생이, 꼬막, 어리굴젓. 밑반찬도 깊은 맛을 낸다. 메인 메뉴 홍어는 삭힌 정도에 따라 선홍빛부터 짙은 붉은색, 갈색, 검은색까지 맛도 향도 진해진다. 홍어, 돼지 수육에 김치를 얹어서 홍어삼합에 지평 막걸리 한잔 두잔. 애탕은 그야말로 화룡점정. 귀한 나물, 김치는 수시로 시켜 먹었다. 합정역과 망원역 사이, 성산초교 사거리에 있는 홍어한마리. 남도의 맛을 잘 살렸다. 선홍빛의 홍어. 색깔이 어둡고 갈색빛이 짙어질수록 오래 삭힌 것. .. 2019. 2. 20.
해인사에서 온 묵은 나물맛이 그만입니다 설날이 지나고, 첫 보름달이 뜨는 날. 음력 1월 15일 정원 대보름입니다. 아침엔 간단히 땅콩만 먹고 나왔는데요. 점심엔 오곡밥정식을 먹었어요. 사무실 바로 옆에 자연식 '마지'라고 담백한 절음식을 잘하는 집이 있어요.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라고 특별히 '오곡밥 정식'을 내셨네요.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온 묵은 나물이 참 맛나네요. 촉촉한 나물이 아니라, 겨우내 말렸다가 우려낸 나물맛이 일품입니다. 주인장이 열흘전부터 꼭 오라고 일러줬어요. 이날을 위해 준비했다고요. 소박하지만, 그 나물맛은 쉽게 맛보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올 한해 건강하세요~ ​​ 2019. 2. 19.
편히 누워서 통영 바다를 즐기는 '네르하21' 해안 절벽 아래 쪽빛 바다. 제주에 온 듯한 느낌. 거기다가 편안히 누워서 저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처가 통영에 새로 생긴 카페 네르하21.해안 절벽 위에, 탁 트인 곳에서 통영 바다를 내려다 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 눈감고 편안히 누워서 한 숨 자고 나니 절로 행복하다. 2월의 찬바람도 따뜻한 햇빛에 시원하다. 탁 트인 바다 건너편 왼쪽에 욕지도와 추도가 바로 앞엔 사량도가 펼쳐져 있다. 경남 통영 도산면 한적한 마을의 명물.카페는 네르하 리조트와 함께 있다. 통영 도산면에 있는 카페 네르하21 2019. 2. 19.
딸이 만들어 준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옛날부터 참 헷갈렸던 것. 발렌타인데이는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 것인가,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 것인가. ㅎㅎ 언제부터인가, 남자들끼리 챙겨주며 '고맙다'고 웃어 넘기기도 한다. 그렇게 퇴근해서 별생각없이 집으로 왔다. 언제나처럼 8살 둘째 딸이 달려와 반갑게 맞아 준다. 오늘은 초콜릿 선물까지.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고. 와~ "아빠~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때 알지?지난 번엔 엄마가 챙겨줬단 말이야 치." 그래 그래, 단디 챙겨주마. 발렌타인데이. 10살, 8살 딸이 만들어 준 초콜릿. 맛있다. 고마워요~ 2019. 2. 14.
라이브를 처음 해본다 '유명해 지고 싶다'는 딸은 요즘,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유튜브나 틱톡에서 꽤나 주목을 끄는 언니들이 부러운가봐요. 어제는 '실시간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제 페이스북으로 '라이브 방송'을 처음 해봤습니다. 10살 딸내미가 쑥스럽게 인사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모델 흉내도 내고요. 페친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라이브 방송하면서 댓글도 달리고 반응이 나오니딸도 신났던 모양입니다. 오늘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도 해봤어요. 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명. ㅎㅎ 반응이 없으니 방송하는 재미도 시들하지요. 혼자 놀다가 종료합니다. 시무룩 ^^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나요. 무엇이든 결과를 얻으려면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해주었습니다. 저도 라이브/실시간 방송 한 번.. 2019. 2. 14.
엄마의 재발견 : 엄마가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는 65세, 아들은 45세. 아들도 삶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아가는 나이다. 삶은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일상의 평범한 것들의 가치, 성실함, 다양한 삶의 경험, 연륜의 귀중함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쌓이는 노하우는책과 이론, 지식에서 찾을 수 없는 '지혜'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마흔을 넘기면서 이런 가치에 눈을 뜹니다. 그러면서 새롭게 보이는 것이 '엄마'입니다. 엄마의 재발견이랄까요. 지난 여름 휴가때 대구 집을 찾았다가 '엄마 집밥'을 한 번 사진으로 찍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맨날 맛집 사진이나 찍고 다녔는데, 정작 엄마가 해준 소박한 음식 사진은 없었어요. 2박3일 집에 머무는 동안, 엄마가 해주는 집밥 사진.. 2019. 2. 10.
요즘 10살 딸이 푹빠져 있는 TikTok 지난 주말에 동대문 DDP에 갔다가 새로운 세상을 봤습니다. 영하 3도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초딩 중딩 아이들이 엄청 모여 있었습니다. 동대문 ddp. 러블리 마켓이 열렸는데, 유명 틱톡커도 온다고 해서 초등, 중등 학생들이 엄청 모여 들었습니다. 저도 두 딸과 함께 갔어요. 첫째가 '러마'에 가고 싶다고 해서요. 러마는 러블리 마켓의 줄임말인데요, TikTok(틱톡) 유명인들을 볼 수 있다고, 엄청 좋아했어요. 딸은 유튜브 보는 것 좋아하는데,요즘엔 틱톡 동영상 찍고 올리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틱톡은 중국 미디어 기업이 만든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짧은 뮤직비디오를 스스로 찍어서 올립니다. 유명 유튜버 못지 않게, 유명 틱톡커도 인기가 상당한 모양입니다. 제 딸도 처음 보는 여자 어린이에게 '.. 2019. 2. 10.
26년만의 가족사진 일흔 둘, 아버지 생신 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26년만이네요. 26년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동네 사진관에서 '진지하게' 찍었었죠. 저는 교복을 입고, 남동생은 평상복을아버지와 어머니는 한복을 입었어요. 그리고, 26년만에 다시 모였어요. 4명이던 가족이 9명으로 늘었어요. 며느리 2명, 손녀 3명이 새 식구가 됐지요. 문득, 건강하고 행복한 지금의 모습을 남기고 싶었어요. 일흔을 넘긴 아버지를 볼때마다 '아버지도 이제 늙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고, 10살, 8살 딸들도 가장 이쁜 날을 기록하고 싶었죠. 가족사진 찍자고 제안하니, 모두들 좋다고 합니다. 같은 마음이겠죠. 전체 가족사진, 아버지와 어머니 부부 사진, 아빠와 딸, 모녀 사진. 한참을 보고 또 봐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지긋이 바.. 2019. 2. 10.
아버지의 안전모 아버지가 마음에 든다며 '갖고 싶다'고 말하는 건 처음이었다. 바로 자전거였다. 설 연휴 시작하는 토요일, 오전 업무만 마치고 자전거샵에 들르신 모양이었다. "MTB가 뭐냐?""산악자전거요. 옛날에 타시던 거요." "정말 가볍더라. 딱 마음에 들더라고, 50만원 하면 살려고 했는데...""내일 같이 함 가보까요?""......" 다음날, 아버지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어제 들렀던 자전거 가게 전화번호 같다고 하셨다. 좀더 싸게 팔려고 전화를 했을까. 아버지는 80만원에 팔면, 사겠다고 하셨다. 정말 마음에 드셨던 모양이다. "아버지, 제가 사드리께요. 오늘 문여는지 물어 보세요."오후 1시까지 가게로 가보기로 했다. 한 10분이 지났을까. 아버지가 자전거 가게로 다시 전화를 할려고 하신다. "아.. 2019.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