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아버지와 60대 후반의 어머니.
연세가 들어갈수록 사이가 좋아져 보기에도 참 좋습니다.
부모님도 30~40대 젊은 시절엔, 곧잘 싸우셨어요.
치고받고 싸우시기도 했었죠.
제 기억엔 아버지가 50대 중반쯤부터 부드러워지셨어요.
집안의 중요한 일도 '엄마와 상의하라'라고 하셨지요.
지금은 어머니가 멀리 가실 때는 배웅도 잘하시고,
어머니 때문에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고 고마워 하신답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또, 잘 챙겨드리지요.
그런 모습을 보면 '천생연분'인가 싶어요.
요즘 황혼 이혼도 많다던데, 부모님이 사이 좋게 사시는 걸 보면
역시 나이 들어서는 부부 사이가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는 동반자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결혼하면 행복해질까요?'
옆에 있는 결혼한 사람들에게 물어 본다면,
아마 십중 팔구는 고개를 저을 것 같습니다. 진심인지, 농담인지는 몰라도요.
저는 '결혼하면 행복해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결혼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여러 장점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 평생 나 아닌 다른 한 사람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마음 맞는 사람과 결혼해서 '동반자'로 서로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도, 당신도 성숙해지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40대 중반인 저와 두 살 아래 와이프.
우리는 '베프'가 될 수 있을까요.
100세 시대라는데, '베프'가 아니라면 그 긴 세월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하하.
40대에 접어 들면서,
저도 와이프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제가 회사일로 한창 바쁘게 돌아다녔던 30대에
와이프는 제게 이런 부탁을 자주 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연락을 해라"
늘 생각한다고 해도 표현을 하지 않으니
와이프는 많이 섭섭해 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부터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생각만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랑도 표현이라고요.
사랑한다고, 관심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
말하고 표현해야 실재가 된다고요.
돌이켜 보면, 저는 와이프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일이나 고민을 얘기해도 뭘 알겠나 싶었던 거지요.
변화의 시작은 인정과 존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저녁 약속이 생기거나 다른 일이 생기면
바로 와이프에게 카톡으로 알려줍니다.
늦으면 늦는다, 저녁 먹고 간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고 간다고 말이죠.
인정과 존중은 대화와 소통으로 이어졌고,
와이프의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려고 노력해요.
관계도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특별한 친구,
저는 와이프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연구자들은 결혼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이유를 '우정'에서 찾았습니다.
결혼을 함으로써 배우자를 얻는 동시에 좋은 친구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배우자를 자신의 '베프'라고 보고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결혼으로 인한 행복 상승 효과가 2배나 크게 나타났답니다.
배우자가 든든하고 평생 가는 '베프'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임낭연 경성대 심리학과 교수가 쓴 '결혼하면 행복해질까요?'라는 글을 보고,
우리 부부생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사람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삶을 구조화하는 '오직 단 하나의 툴' : 나의 뇌를 믿지 않습니다 (0) | 2019.08.04 |
---|---|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부자는 이렇게 시간을 쓴다 (0) | 2019.07.27 |
그냥 한다, 생각나면 바로 한다 (0) | 2019.07.13 |
나도 심심해지면 강아지와 놀 것 같다 (0) | 2019.07.09 |
책을 볼 때는 잔잔한 클래식이 좋죠 (0) | 2019.07.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