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한 성격입니다.
이것저것 고려하다가 때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죠.
결국은 생각만 하다가 그칠 때가 부지기수였어요.
문제가 터지면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사장님에게 된통 혼이 난 적도 있었습니다.
나름대로는 일을 잘해보려고 한 것이었는데,
일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을 받았어요.
나는 생각만 많고, 행동이 더딘 사람이라
행동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고 늘 생각해 왔었죠.
그런데, 깊이 들여다보니 근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나는 뭔가 부족하다' '뭔가 잘 못 됐다'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부터 들었고,
나의 부족함을 감추려면 다른 합리화가 필요했고,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가 두려웠고
나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핵심은 늘 '뭔가 부족하다'는 배경에 서 있었다는 점입니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를 하려고 애를 썼던 것이죠.
생각이 많았던 것이 아니라 '걱정'이 많았던 겁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신경쓰고 방어 태세를 갖추느라 시간을 끌었던 것이죠.
예전 직장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일을 잘하는 친구들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합니다.
일의 추진 과정을 드러내고, 공유하면서 일을 합니다.
도움을 받고, 수정을 하고, 일이 커지고, 성과를 냅니다.
반면에, 일이 더딘 친구들은 혼자서 '끙끙'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장이 보기에는 일을 잘하고 있는데도 '뭔가 부족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같이 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일을 추진합니다.
그러다가 문제가 터지면 그때서야 보고를 합니다.
열심히 일을 하고도 성과가 적고 보상도 적습니다.
일은 혼자서 하면 '구멍가게' 수준이 되지만,
바로 바로 드러내 놓고 공유하면 '큰 일'로 이어집니다.
저도 '혼자서' 일을 추진하는 타입이었습니다.
그게 동료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일이 잘 되면 혼자 칭찬을 듣고 싶기도 했습니다.
'소영웅주의'라고 할까요. 일의 성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변화의 물꼬는 '나는 부족함이 없고, 충분하다'는 배경을 얻은 것입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하는 것은 잘하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것.
스타일도 바꿨습니다.
혼자 하지 않고, 드러내 놓고 같이 한다.
생각나면 바로 한다.
이유를 찾지 않고, '그냥 한다'
오래 생각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더 해보는 게 낫다
<생각과 행동사이>(도요다 게이치 지음)라는 책을 읽고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졸속이 지완을 이긴다'는 부제가 행동 수칙일 수 있어요.
'뭔가 부족하다, 뭔가 잘못됐다, 해도 안된다, 잘 될까'라는
생각은 접어 두세요.
생각이 아니라, 자동적이고 기계적으로 올라오는 반응일 뿐입니다.
나의 행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에요. 그냥 하면 됩니다.
'생각만큼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내 삶의 심리학 mind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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