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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말 중학교 다닐 때,
가장 즐거웠던 나만의 시간은
삼성 '마이마이'로 이문세와 박정운을 들을 때였다.
그것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동네공원에서 혼자서.
신세계였다.
집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맘껏 들을 수가 없었다. 삼촌은 금성에서 만든 큼지막한 은색 카세트를 끼고 살았다.
'마이마이' 같은 미니 카세트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소니 워크맨이 최고였고, 아이와, 산요도 좋았다.
삼촌이 듣던 큰 은색 카세트가 시원찮아질 무렵,
괴물이 나타났다. 파나소닉 더블 카세트.
엄마는 소문을 듣고선 미군 부대에서 '신상'을 구해왔다.
이 놈은 테이프가 동시에 두 개가 돌아가니까 테이프 복사가 가능하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특집 방송을 녹음한 뒤에, 복사해서 자랑하기에도 좋았다.
그게 붐박스였다.
붐박스는 운반 손잡이가있는 하나 또는 두 개의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 플레이어와 AM/FM 라디오를 특징으로하는 트랜지스터식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를 말한다.
지금은 테이프가 있어도 들을 수 있는 카세트를 찾기도 힘든데, 그 붐박스를 한 곳에 모아 전시도 하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내 사춘기 시절의 신세계, '응답하라 1988'을 현실로 만든 이곳.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3층 보행데크에 있는 붐박스.
2020년 1월말까지 붐박스 전시를 한다고 해서 시간 내서 찾아 갔다.
<서울경제> 신문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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