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움

엄마의 재발견 : 엄마가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by 귤희아빠 2019. 2. 10.
반응형

엄마는 65세, 아들은 45세. 

아들도 삶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아가는 나이다. 


삶은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일상의 평범한 것들의 가치, 

성실함, 다양한 삶의 경험, 연륜의 귀중함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쌓이는 노하우는

책과 이론, 지식에서 찾을 수 없는 '지혜'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마흔을 넘기면서 이런 가치에 눈을 뜹니다. 

그러면서 새롭게 보이는 것이 '엄마'입니다. 


엄마의 재발견이랄까요. 

지난 여름 휴가때 대구 집을 찾았다가 

'엄마 집밥'을 한 번 사진으로 찍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맨날 맛집 사진이나 찍고 다녔는데, 

정작 엄마가 해준 소박한 음식 사진은 없었어요. 


2박3일 집에 머무는 동안, 엄마가 해주는 집밥 사진을 찍어 봤더니

엄마는 뚝딱 뚝딱 못하는 음식이 없는 '쉐프'였어요. 


된장, 간장, 고추장 등 기본 '장'도 직접 만들고

식혜, 팥죽, 호박죽 같은 건강식도 대수롭지 않게 만들어요. 


육개장, 삼계탕, 곰탕 같은 보양식은 일상적으로 준비돼 있고요. 

파전, 김치전, 고구마, 감자 같은 별식도 주문만 하면 금방 나와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해요. 말만 하면 나오니까요. 

엄마~~~. 주문도 간단하지요. 


엄마의 레시피는 45년 동안 단련이 된 결과예요. 

아버지 입맛에 맞추고, 자식들 반찬투정으로 완성이 되지요. 


요리를 만드는 쉐프는 요새 선망의 대상이 됐어요.  

엄마는 그 중에서도 특급 쉐프입니다. 


외식은 하지 않고, 집밥으로 건강을 챙기지요. 

바른 먹거리를 평생 짓고 살았습니다. 


엄마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옛날에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엄마는 재테크의 달인입니다. 

많은 월급을 받으며 일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 많은 현금을 모았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엄마는 펀드도, 주식도, 옵션 같은 건 몰라요. 

이자 높은 곳에 꾸준히, 성실하게 모으기만 해요.  


헛돈은 절대 쓰지 않지만, 쓸때는 화끈하지요. 

엄마가 친구들에게 조언했던 '재테크' 방법을 들어보면, '큰손'이 따로 없습니다. 


엄마는 많이 배우지는 못했어요. 

삶에서 몸으로 배우셨죠. 그래도 다 알아요. 


그게 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머리로 사는 것보다, 몸으로 사는 것의 가치를요. 


엄마의 재발견 이후, 

엄마를 대하는 저의 마음이나 말, 행동이 달라지고 있어요. 


엄마,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엄마에게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엄마는 세 남자에게 헌신하며 살아 왔습니다. 

엄마의 레시피도 세 남자의 건강을 위해 완성돼 갑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