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네? 무슨 일로...
-저는 미대 학생인데요. 준비하고 있는 과제가 있어서 그러는데,
몇 가지 질문에 답변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아...네...
-무슨 일을 하시나요?
-교육회사 다니는데요.
-거기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이것 저것 기획도 하고, 프로그램도 만들어요.
-그럼, 개인의 장점과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개인적인 것까지 말씀드려야 하나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저에게 도움이...
-후... 단점이나 부족한 점은 신경을 안쓸려고 하고요. 제 장점을 더 활용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왜요?
-사람으로 태어나서 제 가치나 장점이 있을텐데, 죽을 때까지 그 가치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저는 제 장점을 더 살리는 쪽으로 신경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다음 지하철이 들어올 무렵)
-오~ 더 얘기를 듣고 싶은데요. 지금 바로 가셔야 되나요?
-네! 다음 일정이 있어서 가야 됩니다.
(뒤따라 지하철에 탔을까봐 걱정이 됐으나 다행히...)
고속터미널역 7호선 플랫폼.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젊은 여성이 다가와 불쑥 말을 걸었다.
도를 아십니까? 일지, 학생이라며 물건을 팔아달라고 하는 것일지, 아니면 설문조사 일까하고 잔뜩 경계심을 안고 의심의 눈초리로 대꾸했다.
그 여성도 작은 가방을 매만지며 부끄럽게 얘기를 하는 걸 보니, 노련한 삐끼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매몰차게 저리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 정말 질문에 답변을 해주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나는 정말 순진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 여성분의 긴급 질문에, 나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의외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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