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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그동안 '독자'는 고객이 아니었다

by 귤희아빠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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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신문기자를 하고 나서 책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대가 변했으니,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이 유망하지 않을까 싶었다. 

 

1인 출판도 알아보았고,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전자책 출판과정도 배워보았다.
결론은 시작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고,
비전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웹진도 만들고,

새로운 잡지를 만드는 일에도 관여를 하게 됐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콘텐츠 디렉터'라는 그럴싸한 직함도 가지게 됐다.  

 

기자, 에디터, 편집자는 익숙한데,
콘텐츠 디렉터는 뭐지? 

나도 헤매고 있는 중이기는 하지만, 

익숙한 인쇄매체 외에 전자책, 유튜브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며,
특히 다양한 유통 방법을 고민(만)한다. 

 

이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나고,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 열심히
메모를 했던 책. 

 

출판전문가 장은수가
쓴 <출판의 미래>(오르트 만듦)다.

'세계 출판의 최전선에서 배우는
미래 출판 전략'이 부제다. 

 

장은수는 민음사에서 편집자와 주간을 거쳐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편집문화실험실을 열어
독서와 출판에 대한 강연과 연구를 한다.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초빙교수와
한국문학번역원 이사도 맡았다. 

 

출판의 미래를 얘기하기 전에, 

과연 '출판'이란 무엇인가부터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출판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나에겐 완전히 새로운 발상이었다.

그렇다면, 고객의 문제가 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그동안 출판의 고객은 '독자'가 아닌, '서점'이었다. 

출판은 양질의 좋은 책을 만드는데 집중해 왔는데,

앞으로는 독자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단다. 

 

"이제 출판은 더 이상 ‘내용의 질’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독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와
얼마나 빠르게 닿을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출판사는 독자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노력해야 한다." 211쪽

 

무엇보다 독자가 왕이다.

독자가 원하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태로든
빨리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출판 산업의 핵심적 변화는 콘텐츠 확산에서
독자 구축으로의 이동이다. 오늘날 쉽게 책을
발간할 수 있게 되면서 확산 전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되었다. 출판계는 확산만이 아니라
독자층을 찾고 구축하는 것을 관건으로 삼고 있다." 135쪽

 

독자가 원하는 것,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편집'과 '기술'이 중요하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큐레이션 출판을
실행할 때가 되었다.

편집은 단지 책을 생산하는 능력이 아니라

너무 많은 선택지 속에서 힘겨워하는 독자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66쪽

 

"편집의 귀환은 독자 중심의 콘텐츠 큐레이션이면서

독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매력적 정보의 제안이다." 67쪽

 

콘텐츠 비즈니스로 진화하는 출판의 모습은 이렇다.

"당신의 책을 좋아하는 팬들이 접근할 수 있는
다른 상품과 서비스 - 비디오 강좌, 온라인 세미나,
오프라인 세미나, 컨설팅, 강연 등 -을 준비하라.
확보된 고객 연결망을 이용해 강연, 강의, 컨설팅,
컨퍼런스 등을 진행하거나 다이어리, 액세서리, 노트, 필통 등과 같은 기념품을 판매하거나 콘서트나
여행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거나 하는 식으로
고객 지불 의시가 높은 각종 상품을 개발해서 판매하는 부가 상품 모델도 훌륭하게 작동 중이다." 204쪽

 

내가 이 책을 읽고 '독자'를 강조하는 이유는,

다양한 출판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과 대안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연한 도전과 시도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독자가 원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먼저
하는 게 우선일 때가 많다. 

출판도 비즈니스인데, 나는 비즈니스를 할 준비가
돼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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