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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

[가족회의 10] 반장선거

by 귤희아빠 2018.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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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1 저녁 9시 가족회의.


"가족회의 합니다. 자~ 모이세요" 첫 째 규리가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가족회의를 주관하는 규리의 제안으로 우리집 반장선거를 했다. 

가족들 앞에서 '내가 반장이 된다면...' 공약을 발표하고 투표를 하기로 한 것이다. 매주 뭔가 새로운 이벤트가 나오니 재밌다.


공약은 급조한 티가 난다. 원래 가족신문 만들기를 하기로 했는데, 준비가 안돼 즉흥적으로 반장선거를 하기로 했으니까. ㅎㅎ

규리가 먼저 발표에 나섰다. "식사를 할 때 숟가락, 젓가락을 놓아 주겠다. 가족회의 시작할 때, 끝날 때를 알려주겠다"

건희는 "김치를 잘 먹고, 다들 행복하게 해주겠다"


내 차례다. 초등학교 때 반장을 한 번도 못해 봤지만, 정말 반장선거에 나간 것 처럼 인사도 깍듯이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도 급조한 공약이지만 첫째, 둘째, 셋째 하면서 준비한 티를 냈다. 즐겁게 놀아 주기, 운동 같이 하기, 밥 잘 사주는 아빠, 그리고 '유럽 여행을 보내 주겠다'! 나도 모르게 '유럽 여행'을 핵심 공약으로 말했다. 와이프가 제일 좋아 했다. 와이프는 기권. 


자극을 받은 규리가 다시 공약 발표에 나섰다. 

가족을 위해 청소 하기, 밥 먹을 때 수저 놓기, 가족들이 아프면 돕겠다. 


투표로 잠시 소란스러웠지만, 집안의 평화(?)를 위해 규리가 반장을, 건희가 반장 도우미로 뽑혔다. 

당선 소감. "건희와 함께 잘 하겠다"


가족회의를 시작한지 20분 정도가 지났다. 집중력이 떨어질 시간. 

와이프의 폭탄 선언. "휴대폰 규칙을 이번 주에도 지키지 않았다. 다음주 1주일 동안 핸드폰과 패드를 보지 못한다. ebs 1시간만 보기"

(월요일 저녁에 퇴근해서 보니, 정말 패드를 숨겨 놨다. 아이들은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가장 큰 걱정이다. 스마트폰 보다 더 재밌는 게 뭘까. 아이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아빠~ 놀아줘~" 아빠는 피곤하다 ㅠㅠ


늘 지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일요일 가족회의 시간이 늦다. 오늘도 저녁 9시. 오전 오후에는 각자 잠을 더 자거나 교회에 가거나 수영을 하거나 찜질방을 가거나 하면서 실컷 놀다가 저녁 먹고 나서 모인다. 늦게 시작하니까 마음이 조급하기도 하다. 일찍 자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들 한 주를 마무리 짓는 시간으로 여기는 것 같아서 좋은데, 조금 더 여유 있고 알차게 만들어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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