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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년 후, 기억에 남은 베를린 여행

by 귤희아빠 2019.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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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5일부터 2월 5일까지 다녀 온 서유럽 여행. 런던, 파리, 피렌체, 로마, 베를린을 보고 왔어요. 여행을 다녀 온지도 1년 반이 훌쩍 지났는데요. 지금, 기억에 남은 여행의 추억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서유럽 여행의 마지막 도시 베를린. 무뚝뚝하지만 개방적이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 정신과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베를린을 여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베를린 중심부에 자리잡은 홀로코스트 기념 공원과 유대인 박물관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독일의 과거사 반성은 그들 스스로의 성찰과 반성뿐 아니라, 그렇게 하도록 만든 '유대인의 힘'이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일본의 진정한 과거사 반성 또한 일본 스스로의 성찰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세로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도록 우리의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은 한반도 분단을 극복하고,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로 거듭날 때 가능할 것입니다.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 평가받는 훔볼트 대학의 한 건물 출입구에 칼 맑스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철학자들은 그들의 세계를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 맑스의 사회변혁 가치관을 느낄 수 있고,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도 엿볼 수 있다. 
유대인 박물관의 설치 미술작품 '공백의 기억'. 학살된 유대인의 얼굴을 상징하는 무거운 철판이 겹겹이 놓여 있다. 저 철판 위를 걸어 지나가면 '철컥 철컥' 소리가 울려 퍼진다. 추모하고 기억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베를린 명소 중의 하나인 '이스트 갤러리'. 남아있는 베를린 장벽을 벽화로 꾸며 놓은 곳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에 숫자가 멈췄다. 1975년은 내가 태어난 해 ^^
독일 국회 의사당의 돔. 베를린의 명물이다. 권위를 상징하는 고풍스런 의사당 건물은 바로 옆에 있다. 나선형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꼭대기까지 걸어가며 베를린 전경을 살펴 볼 수 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건축물이다. 
베를린 박물관섬에 있는 페르가몬 박물관. 런던과 파리, 피렌체의 유명 박물관과 다른 차별성은 중동 유적지의 유물 하나를 약탈한 것이 아니라, 유적지를 통째로 옮겨 놓았다. 약탈의 스케일이 다르다. 대단한 놈들이다. 사진은 바빌론의 이쉬타르 문이다. 
베를린 시내에 있는 스파이 박물관. 내가 인상 깊었던 것은 박물관 코스의 마지막 부분에 있었던 '빅데이터 얼굴 인식과 분석' 공간이었다. 캄캄한 방에 들어가 서 있으면 내 얼굴을 빅데이터가 스캐닝을 시작한다. 그러면, 나와 유사한 형태의 데이터들이 나오는데, 나는 독일이나 유럽 사람이 아니다 보니 스캐닝만 계속 하고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박물관이 과거의 흔적만 모아 놓는 것이 아니라, 현 시대의 기술을 이용해 동시대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빌헬름 교회의 외부 모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당한 교회 외부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놓았다. 오른쪽 육각형 건물은 처음엔 극장 같은 곳인가 싶었다. 
짙은 콘크리트로 외부를 마감한 육각형 건물은 교회였다. 내부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유럽에서 여러 교회와 성당을 다녔지만, 가장 인상 깊은 교회 내부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기도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교회 건축의 목적을 가장 실용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아닐까. 예술성, 실용성, 현대성을 느낄 수 있다. 
독일은 아픈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기억하는 것 같다. 역사를 대하는 독일의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선 중세 시대의 무너진 성벽을 현재의 재료로 덧붙여 보존하고 있었다. 그것 또한 역사라고 보는 것이다.  
바우하우스 입구에서 본 모습. 독일의 미술과 공예, 사진, 건축 등과 관련된 종합적인 내용을 교육했던 학교였다. 독일 디자인의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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