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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최인철 교수의 <굿라이프> "여행은 행복 종합 세트"

by 귤희아빠 20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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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서울대 교수(심리학)가 쓴 <굿라이프>가 화제다. 

서울대 행복센터장이기도 한 그는 행복은 '순간의 기분'이 아니라 '의미있는 삶'에서 오는 것이라고 한다. 


목표도 행복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목표라고 하면 '목표지상주의'를 떠올려서 반감이 클 수 있는데, 아침에 운동하기, 일찍 일어나기, 사랑한다 말하기 등 '개인적 목표'는 행복을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최 교수가 정리한 '행복 칼로리표' 중에서 독서가 재미도, 의미도 낮은 게 의외였다. 여행은 단연 재미도 있고, 의미도 높은 활동으로 분류됐다. 여행은 행복종합세트라고 할만하단다. 운동, 걷기, 먹기, 대화 나누기. 이런 감각적이고 활동적인 것들이 행복한 활동들이라고 한다. 역시 몸을 더 즐겁게 움직이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 겠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원한다. 그 행복한 삶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 중에 하나를 골랐다.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일을 당하고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기술만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행복한 활동들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한 활동을 애초부터 자주 하는 환경주의자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행복한 활동이고 무엇이 불행한 활동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연구팀은 소위 경험 표집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일상의 많은 경험이 주는 행복감을 측정하고자 했다. 우리는 연구 참가자들에게 하루에 일정 횟수씩 설문 문항들이 담겨진 사이트로 이동하는 링크를 스마트폰으로 전달했다. 


참가자들은 그 사이트에 접속하여 그 순간에 하고 있는 경험들과 그 순간에 같이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보고했다. 참가자들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서 두 가지 질문이 제공되었다. 하나는 그 순간의 즐거움에 관한 것, 다른 하나는 그 순간에 경험하는 의미에 관한 것이었다. 이 절차를 짧게는 2주, 길게는 4주를 진행하여 한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하는 경험들의 ‘행복 칼로리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다음 그래프에서 X축은 의미, Y축은 즐거움을 나타내기 때문에 1사분면은 즐거움과 의미가 상대적으로 강한 활동들, 2사분면은 즐거움은 강하나 의미는 약한 활동들, 3사분면은 즐거움과 의미가 모두 약한 활동들, 4사분면은 즐거움은 약하나 의미는 강한 활동들이라고 보면 된다. 


  출처 : 최인철 서울대 교수의 <굿라이프>에서.


이 그래프에 따르면 행복을 추구하는 길은 3사분면 활동들을 최소화하고, 1사분면 활동들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1사분면 활동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하는 도중에 보고한 즐거움과 의미가 다른 어떤 경험 도중에 보고한 즐거움과 의미보다 강했다. ‘행복한 삶이란 여행을 자주하는 삶이다’라고 선언해도 될 정도다. 


여행이 큰 행복을 주는 첫 번째 이유를 이 그래프에서 추측해 보자면, 우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3사분면의 가장 바닥에 있는 경험이 ‘일’임을 보라. 두 번째 이유는 여행은 1사분면에 존재하는 다른 많은 경험, 특히 먹고 수다 떨고 걷고 노는 행위가 한꺼번에 일어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행복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이자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여행은 행복에 가장 중요한 기본 욕구들(유능감, 자율성, 관계)이 극대화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행은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발적 행위이고, 업무와 달리 성과가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유능감에 대한 위협이 적으며, 대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관계재이기 때문에 관계를 강화해준다.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행복은 극대화된다. 일정, 숙소, 볼거리, 먹거리를 찾고 기획하는 일을 통해 자율성, 유능감, 그리고 관계의 유대감이 충족되기 시작한다. 


1사분면 활동들 중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운동은 몸의 건강뿐 아니라 즐거움과 의미를 제공해주는 효자 종목이다. 또 눈여겨 볼 활동은 걷기다. 걷고 있을 때는 TV를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할 때보다 훨씬 큰 즐거움과 의미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걷기는 이제 단순한 이동의 수단을 넘어서서,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로 격상되었다. 


여행, 걷기, 운동, 먹기, 수다 등과 같은 동적이고 감각적인 활동들만 1사분면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명상, 종교활동, 자원봉사와 같은 정신적이고 영적이며 타인을 지향하는 활동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행복한 사람들이 1사분면 활동들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활동들을 애초부터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일을 하면서도 행복한 마음을 유지하는 마음의 기술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애초부터 행복한 경험들을 많이 하려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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